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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chos 를 중심으로 본 소크라테스 철학방법론 : Treatise on Socratic Method -focus on the elenchos-

  • 발행기관 서강대학교 대학원
  • 지도교수 김완수
  • 발행년도 2006
  • 학위수여년월 200608
  • 학위명 박사
  • 학과 및 전공 철학
  • 식별자(기타) 000000103209
  • 본문언어 한국어

초록/요약

철학사에 있어, 소크라테스의 방법(Socratic Method)은 줄곧 철학함과 교수법(敎授法)의 이상적 모델로 여겨져 왔다. 특히, 1950년대 이후로 소크라테스의 방법론은 ‘elenchos(Socratic elenchos)’라는 명칭으로 통용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철학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바 없다. 심지어 [변명] 등에서는 소크라테스 자신이 그 어떤 지식이나 방법도 갖고 있지 않다고 자인하는 모습도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설사 소크라테스의 고유한 기법이 있다 해도, 그 방법은 대화 대상이나 주제에 따라 형태가 너무나 다양하여 단일한 철학함의 유형으로 일반화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이상적인 철학함의 방법’으로 여겨져 왔지만, 그 실체는 분명치 않은 elenchos의 성격과 실체를 규명함을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왜 elenchos가 이상적인 철학함일 수 있는지를 그 탐구 방법과 지향하는 내용 측면에서 고찰할 것이다. elenchos는 대화 상대방을 아포리아에 빠뜨리는 일관된 결과를 낳는다. 나아가 당시 젊은이들은 소크라테스의 elenchos를 쉽게 흉내 냈을 뿐더러, 그 때문에 저명한 인사들이 난처한 지경에 빠지곤 했다. 이처럼 일관된 결론을 이끌어 낼뿐더러, 보고 배움을 통해 다른 사람이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은, elenchos가 정형화된 ‘방법’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라 할 수 있다. 나아가, elenchos는 원래 ‘논박술’을 의미하는 보통명사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방법이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라 철학의 전통과 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출현했음을 암시한다. 젤러(Zeller)의 지적대로,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는 파르메니데스의 일자(一者)논변에서 비롯된 인식론적, 도덕적 회의주의가 만연해 있었다. 인간의 이성은 참과 거짓을 밝힐 수 없고, 논쟁의 성패는 오로지 수사학(rhetoric)의 우열로만 판가름 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중논변(dissoi logoi)에서 드러나듯, 어떤 사안에 대해서든지 찬성과 반대편 어느 쪽에서도 효과적인 주장과 반론을 펼칠 수 있을 뿐더러 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소피스트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이들은 무슨 문제에 대해서건 자신들이 현명하다고 확신했으며, 다른 사람들을 지혜롭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크라테스는 ‘무지를 가장한 채(eironeia:Socratic Irony)’ 소피스트들과 대화를 전개한다. 그리고 그네들의 주장을 계속 이끌어 가다보면 스스로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소피스트들의 무지(無知)를 폭로한다. 이 점에서 소크라테스는 ‘지적인 산파(intellectual midwife)’임이 분명하다. elenchos는 ‘모순(enantion)’을 이용하여 소크라테스가 상대방의 무지를 드러내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소크라테스의 elenchos는 상대를 모순에 빠뜨리는 기법과 방법 면에서 소피스트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변명]의 구도는 “칠십 평생에 재판정에는 처음 서봤다.”는 소크라테스의 증언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정교한 법정 논증으로 구성되어 있다. 블라스토스(G.Vlastos)는 대화 상대자의 원래 주장을 p라고 할 때, 검문(檢問:reexamine)과정을 거쳐 p이면서 동시에 ~p라는 아포리아에 빠지게 하는 elenchos의 기본 구도를 명쾌하게 정리하게 보여준다. 이 또한 소피스트의 이중논변을 닮았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이를 통해 돈을 벌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피스트들과는 구분된다. 더구나 [프로타고라스]에서 암시하듯, 스파르타적인 간결함과 올곧은 지혜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elenchos는 소피스트들의 장광설과 회의주의적 태도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결정적으로, elenchos는 기법이 아닌 ‘의도’에 있어서 소피스트들과는 아주 다르다. 소크라테스는 설사 상대방 자신은 확신하고 있다 해도 그 믿음이 거짓임을 드러내려고 한다. 진리는 반드시 있으며 이는 결코 수사학을 통해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대화자와 지속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거듭하여 반론을 전개하는 소크라테스 대화의 일반적인 구도는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믿음을 배경에 깔고 있다. 이 점에서 elenchos는 ‘논박술’이 아니라 상대방과 함께 진리를 향해 가는 철학의 방법이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에서 고찰해 보면, 철학의 방법으로서의 elenchos의 특징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첫 번째 방향은 소피스트와 같은 논박의 기법으로서의 elenchos다. 고발자 멜레투스를 손쉽게 제압해 버리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에서, 우리는 elenchos가 그 어떤 소피스트들도 능가할 만한 논박 기법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elenchos는 논박술 그 이상이다. elenchos의 목적은 편견에 찬 확신에 사로잡힌 상대에게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는 가운데, 아포리아에 이르러 마침내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그리고 앎과 행동이 일치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지혜로 대화자를 이끈다. 이것이 elenchos의 두 번째 측면이다. 세 번째로, elenchos는 소피스트들이 지닌 회의주의적인 인식론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해 준다. “What is X?”로 시작되는 소크라테스의 정의(定義) 노력은, X에 대한 삶의 문제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선하고 옳은 p와 그렇지 않은 ~를 명확히 가릴 수 있는 잣대를 찾는 탐문(探問) 과정이라고 하겠다. 예컨대, ‘경건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에우티프론]의 물음은 ‘경건함’과 ‘경건하지 않음’을 확연하게 구분하게 해주는 ‘경건’에 대한 기준을 요하고 있다. 그러나 “What is X?”에 대해 상대가 제시한 답 “X is F”는, elenchos를 통해 항상 F이고 ~F라는 모순된 결론, 즉 아포리아에 빠지고 말 뿐이다. 하지만 elenchos로 드러난 아포리아는 오히려 윤리적 상대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준다. 소크라테스는 모순된 결론에 부딪혀 대화를 포기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재(再)정의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조금씩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 즉, X에 대한 정의 p는 ~p로, q는 ~q로 계속 모순에 도달할 뿐이지만, 이를 통해 무지가 드러난 만큼 오류도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elenchos를 통해 드러난 모순 때문에 X에 대한 규정을 포기한 후에도, X는 여전히 정의 내려야 할 삶의 규범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절대적인 선의 존재와 교수(敎授) 가능성에 대한 간접 증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함이 플라톤 형상이론의 바탕일 수 있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회의를 통해 오히려 회의주의를 극복하고, 상식을 깸으로써 건전한 상식을 추구하는 철학이라 할 수 있겠다. 쉼 없이 아포리아를 이끌어 내는 elenchos 는 철학함의 방법이지만, 그 자체로 완결된 철학 메시지이기도 하다. “인간의 지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캐묻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은 elenchos의 정신을 제대로 보여준다. 아울러, 편견을 깨뜨리고 반성을 유도하는 철학의 유용성을 잘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가 그 자신의 ‘철학함’으로 철학자들의 영원한 전범(典範)이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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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In history of Philosophy, Socratic Method has been considered as the ideal model of philosophizing and teaching instruction. From 1950s, Socratic method is usually called by ''elenchos‘ in academic world. But Socrates himself never explained his own method. Moreover, in Apologia, he claims that he has not any knowledge or special method. Even if he had a specific method, it is much various according to discussing partner and themes of dialogues, so it is very difficult to generalize his method to one particular style. In this paper, I try to examine whether elenchos is or is not, and to clarify characters of elenchos. Especially I also make effort to explain why elenchos is the ideal model of philosophizing by elucidating it''s own style and purpose. Elenchos leads consisently disputants to aporia in every discussion, and young men of Socrates'' time enjoyed to mimic his elenchos. Even some famous persons were embarrassed by the youth''s mimic elenchos. These facts is the sufficient evidence that elenchos is an ''method'', for method could make consistent results and be learned by experiences. Futhermore, elenchos is not the word Socrates made. It is a common noun and its original meaning is ''disputation''. This point suggests that Socratic elenchos did not come out on a sudden, it came into existence in the philosophical tradition and cultural background. According to Zeller, epistemological, ethical skepticism derived from Parmenides prevailed Athens in B.C. 5C. Peoples believed that truth and false cannot be distinguished by human reason, so the success of argumentation depends on rhetorical technique. Sophists could make an efficient argument on the any side of pros & cons; they persisted that they could teach their skill to ethers. They also had a conviction that they were wise at any problem in the world and they could make others wise. However, Socrates leads discussion with Sophists disguised by ignorance(eironeia), and by logical progress he discovered the hidden contradiction in their assertion, then he displayed their lack of knowledge. In this point, Socrates is the real ''intellectual midwife''. Elenchos is the representative Socratic method used for revealing disputants'' ignorance by contradiction(enantion). Undoubtedly, Elenchos is similar to Sophists'' method in using ''contradiction'' in the course of argument. In fact, Socrates showed more excellent skills of persuading then Sophists'' at the court in Apologia: Contest at law was the main forte of Sophist. Vlastos exhibited the basic structure of elenchos: In the course of reexamining one''s original assertion ''p'', it is made clear ''~p'' is derived from ''p''. It is also very similiar to the dissoi logoi of Sophists. But Socrates is distinguished from Sophists in the fact that he was not willing to make money by using his method. Futhermore, elenchos is the counterpart to the sophistic method in the fact that Socrates pursuits the Truth, not wealth or honour. The main character differentiates elenchos from sophistic method is the ''purpose'' of argumentation. Socrates tried to persuade his disputant that their belief could be false even if they had been convinced of. Socrates was in the firm belief that the Truth is, and it is not influenced by rhetorics. This confidence is the firm foundation of the socratic dialogue which tirelessly reexamines persons'' belief over and over. In this fact, elenchos is not skill of disputation but the method of inquiry for the Truth. The consideration in the next three aspects of elenchos will make characters of elenchos as the method of philosophy more clear. First aspect is the elenchos as a disputant skill. We can see the persuasive power of elenchos when Socrates prevailed his accuser Meletus so easily in Apologia. But the real aim of elenchos lies beyond the success of disputation. Elenchos always leads persons to aporia so that they could realize their ignorance in the continuous process of questioning and answering. The wisdom of corresponding knowledge with conduct would be accomplished by this process. It is the second aspect of elenchos. The third aspect of elenchos is a breakthrough for the skepticism of sophistic epistemology. The famous Socratic question "What is X?" opens a quest for criteria of distinguishing absolutely true and right ''p'' and ~p in any problematic situation about X. For example, the question "What is Piety?" in Eutiphron requests the criteria for discriminating ''piety'' from ''not piety'' in any situation that ''the piety'' could be a problem. But any answer of the question "What is X?" would be finally drawn to the conclusion "X is F." and "X is ~F" at the same time by the elenchos without exception. In other words, elenchos always leads any investigation for the definition of ''X'' to aporia. However, The aporia suggests the way of overcoming epidemiological ethical skepticism. Socrates never gives up his inquiry even though he always reach an aporia after the efforts of definition. In the way, he reaches more and more closely to the Truth, the real criteria which could distinguish p and ~p. The fact that X still functions as a moral standard of real life, in spite of failure of defining "X", is indirect proof of existence of absolute goodness and its teachability. This point gives reason for the opinion that Socratic philosophizing could be the foundation of Plato''s theory of Idea. In this point of view, Socratic method is paradoxical skill which overcomes skepticism by doubts, and by breaking common sense, pursuits the stability of common sense. Moreover, elenchos which leads every thinking and discussion to aporia without rest is not only philosophical method. It is also the complete message Socratic spirit of philosophizing tries to give every person, in everyday life. Socrates'' famous remark that "Human wisdom is nothing",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presents clearly the purpose of elenchos. Addition to this, elenchos breaks every prejudice and guide persons to reexamine his own faith and life. In this fact, Socratic method has its own utility, and could be the eternal model of philosophi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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